[뉴스써치] 설악산(雪嶽山)은 우리나라 3대 명산 중 하나로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에 걸쳐 있다. 설악산의 수많은 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1,708m 높이의 ‘대청봉’이다. 설악산은 산이 크고 능선이 많아서 많은 능선종주 코스가 있다. 그 중 기자가 선호하는 코스는 ‘서북능선 종주코스’와 ‘공룡능선 종주코스’이다.
‘서북능선 종주코스’는 장수대에서 출발하여 대승폭포를 거쳐 대승령으로 오른 뒤 귀때기청봉, 중청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에 이른 뒤 한계령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10시간 이상 걸리는 코스이다.
설악산 설악동 문화재구역입장료 영수증.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었지만 국립공원 내 사찰 중 사찰을 방문하지 않고 등산로만 이용하는 경우에도 ‘문화재구역입장료’라는 명목으로 사찰에 통행료를 내게 되어 논란이 많았다.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 울산바위, 비선대, 마등령, 공룡능선 등 외설악의 주요 명소 중 상당수가 ‘신흥사’ 소유의 땅에 속해 있기 때문에 외설악을 산행하려면 신흥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신흥사에 ‘문화재구역입장료’를 지불하였다. 다만, 신흥사 문화재구역입장료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인해 2023년 5월 4일자로 면제되었다. 이제 설악동 문화재구역입장료 영수증은 과거 유물이 되어 버렸다.
또한 ‘공룡능선 종주코스’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능선으로 설악산의 척추격인 공룡능선을 종주하는 코스로, 설악동에서 출발하여 비선대,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삼거리까지 올라가 공룡능선에 진입한 후 나한봉, 큰새봉, 1275봉, 신선대 봉우리를 넘나든 뒤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여 설악동까지 이르는 코스로 역시 10시간 이상 걸리는 코스이다.
기자는 ‘서북능선 종주산행’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설악산 최고의 종주산행은 ‘공룡능선 종주산행’이라고 생각한다.
‘공룡능선’은 빼어난 바위 봉우리들이 줄기차게 솟아 이어져 있는 능선으로 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공룡능선’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공룡능선’은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공룡능선에서는 천화대, 칠형제봉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최고의 전망명소로 손꼽힌다. 공룡능선 풍경은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일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며 신비로운 풍광을 보여준다. 다만 ‘공룡능선 종주산행’은 많은 체력이 필요하며 산행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3월 1일 삼일절에 기자는 모교인 숭일고 동문산악회 회원분들과 함께 당일치기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산행을 계획하였다. 전날 2월 28일 저녁 11시 50분경 복정역 공영주차장에서 모여 준비된 승합차를 타고 출발하여 3월 1일 오전 3시 20분경 강원도 속초시내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한 후 다시 이동하여 오전 3시 45분 속초시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비선대삼거리에 있는 탐방로 안내판. 외설악 지구의 천불동계곡 들머리에 ‘비선대(飛仙臺)’라는 커다란 암반이 있는데 와선대(臥仙臺) 위쪽으로 약 500m 거리에 있다. ‘비선대(飛仙臺)’라는 명칭은 와선대(臥仙臺)에서 노닐던 마고선(麻姑仙)이라는 신선이 이곳에 와서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비선대삼거리에서 우측방향이 마등령삼거리 가는 길이고, 좌측방향은 천불동계곡 가는 길이다. 비선대삼거리에 있는 탐방로 안내판에는 ‘천불동 계곡 코스’와 ‘공룡능선 코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져 있다.
아직은 날씨가 추웠고 설악산의 3월 초순은 한겨울이라 곳곳이 얼어 있어 산행 내내 아이젠을 착용하였고 두꺼운 겉옷을 입는 등 겨울 산행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기자는 오전 3시 54분 설악동 주차장을 출발하여 공룡능선 종주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오전 3시 59분 기자를 포함한 일행들은 설악동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지불하였다. 국립공원공단에 ‘국립공원 입장료’를 지불한 것이 아니라 설악동 입구가 ‘대한불교조계종 신흥사’의 땅이라서 신흥사에 ‘문화재구역입장료’를 낸 것이다. 문화재보호법 제49조에 따른 문화재구역입장료라고는 하지만 기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설악산 산행을 하려는 것일 뿐 신흥사에 들르지도 않는데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은 사실상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신흥사 문화재구역 입장료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인해 2023년 5월 4일자로 면제되었다.
여명이 비치는 설악산. 설악산 비선대삼거리에서 마등령 삼거리까지 약 3.5km 구간은 설악산 최고난이도의 오르막 등산코스로 유명하다. 지난 3월 1일 새벽 5시경 비선대를 통과할 때에는 상당히 어두웠지만 마등령삼거리를 향해 약 1시간 30분 정도 오르막 산행을 하여 세존봉 부근을 통과할 때에는 아침이 다가오는 새벽에 밝아오는 여명이 온 설악산에 비쳐 설악산의 어두움을 내쫓고 있었다.
설악동 매표소부터 ‘와선대’를 지나 ‘비선대’까지 약 3km 구간은 계곡 옆으로 난 완만한 길을 따라 걷는 평이한 구간이다. 기자는 설악동 매표소를 뒤로 하고 설악산소공원을 지나 완만한 등산로를 걸어 오전 4시 35분 ‘와선대(臥仙臺)’를 통과하였고 계속 걸어 오전 4시 49분 ‘비선대(飛仙臺)’를 통과하였다.
비선대에는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출입통제 게이트가 있는데, 동절기인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4시에 게이트를 연다.
‘비선대(飛仙臺)’는 해발 320m 높이인데 이곳에서 해발 1,224m 높이의 ‘마등령삼거리’까지 약 3.5km 구간은 설악산 최고난이도의 오르막 등산코스로 악명이 높다. 특히 비선대삼거리에서 시작하는 초반 800m 구간은 사람 잡는 구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눈이 남아있는 설악산 능선들. 3월의 설악산은 겨울 산이다. 지난 3월 1일 설악산 능선들, 특히 공룡능선에는 아직 눈이 많이 남아있어 바위와 나무, 눈이 섞인 풍광을 내뿜고 있었다.
기자는 오전 4시 50분 비선대삼거리에서 우측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비선대삼거리에서 우측방향이 마등령삼거리 가는 길이고, 좌측방향은 천불동계곡 가는 길이다.
엄청난 급경사 오르막길을 가뿐 숨을 내쉬어가면서 한발 한발 내딛어 오전 5시 14분 금강굴 입구에 도착하여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였지만 날씨가 추워 한곳에 오래 멈춰 쉴 수 없었다. 다시 오르막길을 걷다보니 오전 6시 30분경이 되었고 이때 어둠이 걷히고 설악산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마등령삼거리 이정표. ‘마등령(馬等嶺)’은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과 인제군 북면의 경계에 있는 해발 1,220m의 고개이다. ‘마등령(馬等嶺)’은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마등령삼거리에서 서쪽방향으로 가면 오세암과 백담사가 나오고, 마등령삼거리에서 남쪽방향으로 공룡능선이 펼쳐져 있다. 물론 마등령삼거리에서 공룡능선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희운각대피소’가 나오고 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 이르게 된다.
기자가 걷는 등산로 오른쪽으로 해발 1,160m 높이의 ‘세존봉’이 보였고, 세존봉 옆을 지나 계속 걷다보니 해발 1,327m 높이의 ‘마등봉’이 보였다. 기자는 ‘마등봉’에 오르지 않고 좌측 ‘마등령삼거리’를 향해 걸었고 오전 7시 49분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하였다.
기자와 일행이 비선대에서 마등령삼거리까지 약 3.5km 거리를 오르는 데 3시간이 꼬박 걸렸다. 상당히 힘이 들었지만 맘에 맞는 사람들과 하는 산행이라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한봉. 마등령삼거리에서 무너미고개까지 펼쳐진 공룡능선 중 첫 번째 봉우리가 바로 ‘나한봉(羅漢峰)’이다. ‘나한봉’은 해발 1,297m의 높이로 명칭은 불교의 수호신인 ‘나한(羅漢)’에서 유래하였다.
기자는 마등령삼거리에서 약 1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한 행동식과 커피 등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하였다.
마등령삼거리부터 무너미고개삼거리까지 약 5km 구간이 ‘공룡능선’의 중심부이다. 이곳은 한번 들어가면 탈출로가 없어서 끝까지 걸어야 하며, 해발 1,200m가 넘는 4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해야하는 산행 난이도가 아주 높은 코스이다.
기자는 일행들과 오전 8시경 ‘마등령삼거리’를 출발하여 높다란 봉우리를 향해 오르막 바윗길을 걸었는데 바위 곳곳이 얼어 있어 걷는데 상당히 애먹었다. 약 30여분 이상 걸어 오전 8시 37분 공룡능선의 첫 번째 봉우리인 ‘나한봉’(해발 1,297m)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다시 40여분 정도 천천히 공룡능선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였고 오전 9시 20분 공룡능선 두 번째 봉우리인 ‘큰새봉’(해발 1,278m)에 도착하였다.
큰새봉. 공룡능선에 있는 봉우리 중 나한봉과 1275봉 가운데 있는 공룡능선 두 번째 봉우리가 ‘큰새봉’이다. ‘큰새봉’은 해발 1,278m 높이로, 큰 새가 날개짓하는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인데 멀리서 보면 독수리가 날개짓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큰새봉’은 큰 새가 날개짓하는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인데 멀리서 보면 독수리가 날개짓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기자는 ‘큰새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해온 초코바 등을 먹으며 1275봉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였다. 공룡능선 종주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큰새봉에서 1275봉 사이 구간을 오르고 내리는 것이다. 설악동에서 새벽에 산행을 시작해서 이곳을 통과할 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의 체력이 바닥나므로 체력 안배가 매우 중요하다.
기자는 다시 발걸음을 재개하여 눈과 구름에 쌓인 공룡능선의 바윗길을 걸었고 오전 9시 55분 킹콩바위를 지나 오전 10시 14분 ‘1275봉’에 도착하였다.
‘1275봉’은 5km 길이의 공룡능선의 정중앙에 위치한 공룡능선의 세 번째 봉우리다. 이곳에서 기자를 비롯한 일행은 조금 긴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바람이 불지 않은 곳에 모여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산행 코스(1부) :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주차장(03:54) - 설악동 매표소(03:59) - 와선대(04:35) - 비선대(04:49) - 금강굴 입구(05:14) - 마등령삼거리(07:49 ~ 08:00) - 나한봉(08:37) - 큰새봉(09:20) - 킹콩바위(09:55) - 1275봉(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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